소가 배출하는 메탄 실시간 측정… “커넥티드 카우로 축산계 ‘테슬라’ 도전”

2026/10/12


메텍홀딩스 커넥티드 카우 측정 캡슐과 한우

“커넥티드 카는 들어보셨어도 ‘커넥티드 카우’는 처음 들어보셨죠? 메텍홀딩스는 축산의 테슬라를 꿈꾸는 기업입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만난 박찬목 메텍홀딩스 대표는 회사가 하는 일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통 산업화가 주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축산 또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소 한 마리가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온실가스는 연간 승용차 두 대 배출량과 맞먹는다.

특히 주성분인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 대비 온실효과가 25배 이상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약 15억마리의 소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탈탄소 요구가 거세다. 유럽을 필두로 t당 100달러를 웃도는 메탄세 도입이 가시화하고 있고, 가축의 탄소배출 이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수출을 막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축산업계는 소가 만들어내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다. 해초류나 특수 첨가제를 섞은 저탄소 사료는 소의 비육(살찌우는 것)을 방해해 출하 시 마리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농가 손실을 초래했다. 입에 씌우는 마스크형 측정기기 역시 소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축산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15년간 경험을 쌓은 박 대표는 여기에 주목했다. 소의 네 개 위 중 80%를 차지하는 제1위(반추위)는 음식을 소화하는 곳이 아니라 거대한 발효 탱크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미생물 발효가 일어나며, 소는 종일 트림을 통해 메탄을 만들어낸다. 메텍홀딩스는 소가 한 번 삼키면 반추위 바닥에 안전하게 안착해 도축 전까지 빠져나오지 않는 특수 측정 캡슐을 개발했다.

핵심은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기술 이전받은 ‘메탄자화균’이다. 캡슐에 내장된 센서가 반추위 내 소화활동과 가스 대량 발생 시점을 감지하면 2주에 한 번꼴로 캡슐 속 메탄자화균을 위 내부로 분사한다. 메탄가스를 먹이로 삼아 증식하는 균이 트림이 발생하기 전 메탄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산화·분해한다. 인체와 소에는 무해하다.

박 대표는 “농가는 기존 방식대로 고칼로리 사료를 먹여 소를 살찌우고, 메탄은 캡슐이 알아서 최대 30~50%까지 산화시킨다”며 “농가의 생산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메탄을 저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캡슐 내엔 메탄자화균 대신 비타민, 백신 등 다양한 약물을 탑재할 수도 있다.

메텍홀딩스 기술의 또 다른 핵심은 실측 데이터다. 캡슐은 하루 최대 120회 이상 소의 위 내부 데이터를 송출한다. 0.01도 단위로 측정하는 정밀 체온 센서, 일일 3000회에 달하는 반추위 수축 운동, 물을 마시는 주기와 사료 섭취량 등이 실시간 데이터로 축적된다.

방대한 데이터는 자체 인공지능(AI) 엔진을 거쳐 가축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진화한다. 소가 물을 마시지 않거나 체온이 미세하게 오르는 이상 징후를 감지해 호흡기 질환 등을 발병 초기에 농장주에게 알린다. 최근에는 AI 분석을 고도화해 소의 수정 적기를 판단하고 임신, 불임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를 블랙박스에 비유했다. 박 대표는 “실제 소가 살아 숨 쉬며 배출을 줄였다는 조작 불가능한 실측값만이 국제기구와 탄소 인증 기관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텍홀딩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캡슐 판매에만 머물지 않는다.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를 넘어 온실가스 규제 크레디트 거래로 막대한 순이익을 거뒀듯, 소 한 마리당 1년간 축적된 정밀 저감 데이터를 자산화해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대표는 “2028년 베라나 골드스탠더드 등 국제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소에 방법론 등록 및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가는 캡슐 도입 비용을 정부 보조금과 배출권 정산금으로 보전받고, 회사는 캡슐 마진에 더해 배출권 거래 수수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메텍홀딩스는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최대 축산국 중 하나인 브라질(약 3억마리)에서는 본사 설립과 동시에 현지 법인을 세워 대형 축산 벨트와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농무부(USDA)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등 초대형 목장에서 플랫폼 실증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우법)’ 제정에 발맞춰 360만마리 한우 농가를 지원하려는 지자체들과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목표는 3년 내 전 세계 1억마리의 소에 적용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향후 메텍홀딩스가 보유한 특허를 과감히 개방해 시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특허를 풀어 모빌리티 혁신을 앞당겼듯, 축산 분야에서도 데이터를 개방해 온난화라는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경제